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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다시보기/논어-이야기

논어 제19편 자장子張(책리뷰)

by HISTATE_죠니 202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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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제19편 자장子張(책리뷰)

논어-제19편-자장-표지
논어-제19편-자장

논어는 총 20편으로 엮여 있지만, 제20편은 단 2장의 이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실상 이 19편이 마지막 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9편에서는 공자의 말보다는 공자의 제자인 자하, 자공, 증자 등의 말을 간추려 놓았으니, 공자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어떻게 사상을 형성하게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3장 子夏之門人, 問交於子張. 子張曰. “子夏云何”. 對曰. 子夏曰, “可者與之, 其不可者, 拒之.”
子張曰, 異乎吾所聞. “君子尊賢而容衆, 嘉善而矜不能. 我之大賢與, 於人何所不容? 我之不賢與, 人將拒我, 如之何其拒人也?”

자하의 문인이 자장에게 사람과의 교제에 대해서 물었다. 자장이 말하였다. “자하께서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던가?”
“자하께서는 ‘좋은 사람은 사귀고 좋지 않은 사람은 상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자장이 말하였다. “내가 들은 것과는 다르구나. 군자는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되 일반인들도 포용하며, 선한 사람을 칭찬하되 능력이 없는 사람도 동정한다. 내가 크게 현명한 사람이라면 사람들을 어찌 포용하지 못하겠느냐? 내가 만일 현명하지 못하다면 남들이 나를 거부할 것이니, 어찌 남을 거부하겠느냐?

”The junzi honors the worthy and is tolerant of the ordinary multitude; he praises the good and takes pity on those who are not able to be. If I am worthy, of whom can I not be tolerant? If I am unworthy, others will spurn me, how would I be able to spurn others?”


5장 子夏曰. 日知其所亡, 月無忘其所能, 可謂好學也已矣.

자하 말하였다. 매일 모르던 바를 깨우치고 매달 능한 바를 잊지 않는다면, 가히 배움을 좋아한다 이를 수 있다.

Zixia said, A man who daily assesses what he has yet to understand and who, month by month, does not forget what he has mastered may be said to love learning.


대개 산다는 게 그렇듯 나도 살아오며 몇 번의 어려움을 넘어왔었는데, 최근 몇 년간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을 겪어왔다. 그래서 나아가던 길에서 잠시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는데, 그 시간 속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 중 하나를 잘 표현해 주는 구절이 여기에 있다. "날마다 자신이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고."

멈춰 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했던가, 멈춰 서서야 비로소 스스로의 식견이 계속해서 과거에 머물고 또 좁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름 한 분야에서 많은 시간을 분투하며 달려왔다 자부했던, 그 좁은 통로 속에서 나는 세상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고 착각하기에 이르렀고 멈춰 서기 전까지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시야가 마음의 속도에 비례하여 좁아지고 있었음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내가 알던 세상은 온데간데없고 변화라는 파도가 시시각각 덮쳐오고 있었음을, 멈춰 서서야 알았다. 한때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했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좋아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한 적도 있었던 나였지만, 열정이라는 미명 하에 내팽개친 새로운 앎에 대한 관심은 어느 순간 나를 과거라는 우물 안에 갇힌 작은 존재로 만들어 놓았다.

배우기를 좋아해서 자연스레 새로운 것을 알아 간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는 더더욱, 계속해서 배움을 추구하여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눈앞의 당근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의 신세를 면하기 힘들지 않을까.



8장 子夏曰. 小人之過也, 必文. 자하가 말하였다. ”소인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댄다.“

Zixia said, When a small man commits an error, he will always make excuses.


9장 子夏曰, 君子有三變, 望之儼然, 卽之也溫, 聽其言也厲.

자하가 말하였다. 군자에겐 3가지 다른 모습이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위엄이 있고, 가까이서 보면 온화하고, 말을 들어보면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

Zixia said, A junzi goes through three transformations. When you view him from afar, he is awesome; when you approach him he is warm; when you hear his words, he is demanding.


인위적으로 위엄을 갖추고, 온화한 척하며, 말을 옳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풍채에 위엄이 생기고, 마음을 잘 다스려 온 사람은 자연스레 온화한 기운을 띤다. 그리고 계속해서 스스로를 계발해온 사람은 옳고 그름의 기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즉, 특별한 꾸밈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를 잘 단련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고, 행실에 옳고 그름을 갖춰 가라는 말이다.



10장 子夏曰. 君子信而後, 勞其民, 未信則以爲厲己也. 信而後諫, 未信則以爲謗己也.

자하가 말하였다. ”군자는 백성들의 신뢰를 얻은 후에 그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는 것이니, 신뢰를 얻지 못했을 때는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군자는 윗사람의 신임을 받은 후에 간언을 하는 것이니, 신임을 받지 못했을 때는 자기를 비방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Zixia said, The junzi only labors his people once he has earned their trust. If he
has not earned their trust, they will merely see him as demanding. Only after earning trust does he remonstrate with a lord. If he has not yet earned trust, the lord will take it as slander.



11장 子夏曰. 大德不踰閑, 小德, 出入可也.

자하께서 말씀하셨다. 큰 덕德이 한계를 넘지 않는 한, 작은 덕德은 융통성을 두어도 괜찮다.

Zixia said, If, in matters of great import to virtue, one never oversteps the proper bounds, in minor matters of virtue it is acceptable to be flexible.


최근의 경영 트렌드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성장 전략으로 피버팅 Pivoting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과거의 비교적 안정적인 양산형 시장에서나 먹히던 대규모, 장기적 시점의 경영전략이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시대의 트렌드와 환경에서 그 힘을 잃기 시작하자,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단기적 시점의 유연한 계획을 수립하고 상황에 맞게 과감한 방향전환을 하여 최종적인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고안된 전략이다. 간단히 말하면, 큰 비전만 정해놓고 환경의 변화와 피드백에 맞게, 마치 농구선수가 발을 한쪽에 짚고 나머지 발로 빠르게 방향을 바꾸며 슈팅 포인트를 찾듯,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해 간다는 의미의 전략이다.

자 그럼 자하의 말을 다시 한번 읽어보자.

인생에서 발생하는 변수란 저명한 통계학자는 물론 최신식 나노 컴퓨터라고 해도 계산해낼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리고 이 변수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더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따라서 과거의 사고방식과 같이 큰 틀에서 조목조목 원칙들을 정해놓고 따져 물어 융통성을 잃게 되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긍정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논어에서 빗대어 보자면 인仁덕德 같은 것들과 같이, 절대 벗어나서는 안 되는 큰 틀과 큰 줄기에서는 벗어나지 않되 "절대로 그래야 한다는 것도 없고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도 없다."라는 공자의 말처럼 유연한 사고를 길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1장 子貢曰. 君子之過也, 如日月之食焉. 過也人皆見之. 更也人皆仰之.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의 잘못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잘못을 하면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바라보고, 잘못을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그를 우러러본다.“

Zigong said, The errors of a junzi are like eclipses of the sun and moon: everyone sees them. Once he corrects them, everyone looks up to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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