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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다시보기/논어-이야기

논어 제12편 안연顔淵(책리뷰)

by HISTATE_죠니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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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제12편 안연顔淵(책리뷰)

논어-제12편-표지
논어-제12편

논어를 보다 보면 공자가 인仁이니 도道덕德이니 하는 것들을 많이 언급하면서도 끝까지 명쾌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과연 공자가 이런 개념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설명을 못했을까? 그것보다는 사실 이런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말로써 모두 설명해 낸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조금 어렵고 오래 걸리더라도 과거와 현재의 여러 가지 인물들의 행적을 평가하고 설명하여, 이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제자들에게 열어주고자 하였던 것 같다. 제12편 안연顔淵에서는 그런 노력의 흔적이 많이 보이는데, 논어의 주요 사상중 하나인 ‘인仁’에 대한 문답과 공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君子’에 대한 내용들이 주로 기록되어 있다.

논어-제12편-1장-내용
논어-제12편-1장

1장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중략...
안연이 인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가 말했다. “자기를 이겨내고 예禮로 돌아가는 것克己復禮이 인이다. 하루만이라도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에 귀의할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이야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느냐?” ...중략...

공자가 말하는 인仁의 주요 내용은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에서 지켜져야 하는,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즉, 사람들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어 내기 위한 모든 것이 인仁이며, 이를 형식화한 것이 바로 예禮라는 것이다. 이렇게 풀어보면 무언가 생각이 나는 것이 있지 않은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필요한 필수 조건인 ‘이성’.
이런 관점에서 이 유명한 구절인 극기복례克己復禮를 좀 더 보편적으로 해석해보면, 내면을 잘 다스려 조화로운 상태인 예禮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는 이 말이, 자신의 의지만 우선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우리가 이성으로 극복함으로써 인간사회를 이뤄 나간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지 않겠는가.

논어-제12편-2장-내용
논어-제12편-2장

2장 仲弓問仁, 子曰出門如見大賓, 使民如承大祭, 己所不欲, 勿施於人. ...중략...
중궁이 인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가 말했다. “집 문을 나가서는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에는 큰제사를 받드는 듯이 하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다시 명구가 나온다.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한 글자로 설명하면 공자가 말하는 서恕의 자세이다. 우리는 모두 고유의 의지를 지니고 산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우리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의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여 상대방을 힘들게 하곤 한다. 공자는 바로 이 구절을 통해 상대방의 의지를 부정하지 말고 존중해 줌으로써 인간 사회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어 나갈 것을 가르치고 있다.

논어-제12편-6장-내용
논어-제12편-6장

6장 子張問明. 子曰, 浸潤之譖, 膚受之愬, 不行焉, 可謂明也已矣. 浸潤之譖, 膚受之愬, 不行焉, 可謂遠也已矣.
자장이 총명함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가 말했다. “서서히 젖어들게 하는 교묘한 참소와 피부에 와닿는 듯한 절실한 하소연이 통하지 않는다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서서히 젖어들게 하는 교묘한 참소와 피부에 와닿는 듯한 절실한 하소연이 통하지 않는다면,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을 만큼 밝은 안목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내 귀에 캔디, 꿀처럼 달콤해~ 교묘한 참소와 절실한 하소연이란다.. 수식어를 읽으면서 나는 벌써 상대방에게 넘어가는 느낌이다. 현명함과 밝은 안목이란 이렇게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을 구분해 내어 본질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인 것이다.

논어-제12편-23장-내용
논어-제12편-23장

23장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자공이 벗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가 말했다. “진실된 마음으로 조언을 해 주고 인도하되, 그래도 할 수 없다면 그만둘 일이지, 스스로 욕을 보지는 말아라.”

조금 극단적 표현이긴 하지만,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을 어떤 방향으로 설득하고 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이고, 그러다가 오기가 생겨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오히려 자신이 상처받게 되고 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조금 시각을 달리해서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있다면 진실로 마음을 다해 상대방을 대하되, 그래도 소용이 없다면 그만둘 일이지 억지로 마음을 주입하려 하거나 얻으려 한다면 공연히 자신만 욕을 보게 될 뿐이다.

논어-제12편-3장-내용
논어-제12편-3장
논어-제12편-16장-내용
논어-제12편-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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