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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다시보기/논어-이야기

논어 제8편 태백泰伯(책리뷰)

by HISTATE_죠니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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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제8편 태백泰伯(책리뷰)

논어-제8편-표지
논어-제8편-표지

논어에서 각 편의 제목은 해당 편의 내용과는 크게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간단한 구절로 이루어진 구조상 역사적 사실을 모두 설명 할 수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사실 논어가 어려운 부분중 하나가 중국 고대의 역사와 춘추시대의 상황 등에 먼저 정통해야만 진정으로 논어를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없다.“라는 공자의 사상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부라도 읽어보면 적잖은 통찰을 안겨 주는 것이 또 논어라는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다만 그렇기에, 한 두 번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그친다면 정말 중요한 부분은 이해할 수 없고, 스스로 연구하고 생각하며 보지 않는다면, ‘대중의 해석’, ‘시대의 해석’과 같은 함정에 빠져 전체 맥락을 오해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논어-제8편-2장-내용
논어-제8편-2장

2장 子曰, 恭而無禮則勞, 愼而無禮則葸, 勇而無禮則亂, 直而無禮則絞. 君子篤於親, 則民興於仁, 故舊不遺, 則民不偸.
”공손하되 예禮가 없으면 수고롭기만 하고, 신중하되 예禮가 없으면 두려움을 갖게 되며, 용감하되 예禮가 없으면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고, 정직하되 예禮가 없으면 박절하게 된다.“ ...중략.

앞의 편들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구절이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예禮란,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하는 예의범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고, ‘질서’ 즉, 어떤 ‘기준’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시대에 따라 ‘예의’라는 것의 내용이 변할 수는 있어도 항상 그 중심에는 꼭 지켜져야할 ‘기준’은 있다

논어-제8편-5장-내용
논어-제8편-5장

5장 曾子曰, 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吾友嘗從事於斯矣.
증자가 말하였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능력 없는 사람에게 묻고, 많이 알면서도 적게 아는 사람에게 물었으며, 있으면서도 없는 듯하고, 꽉 차있으면서도 텅 빈듯하고, 남이 자기에게 잘못을 범해도 잘잘못을 따지며 다투지 않았다.“ 예전의 나의 친구가 이를 실천하며 살았다.

증자曾子는 공자의 제자로 이 증자가 칭하는 ‘나의 친구’는 공자의 제자 중에 가장 뛰어났던 안연顏淵이라는 해석이 여러모로 보았을 때 합당하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불균형’속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내가 얼마나 아는지 조차 잘 알 수 없지만, 더 알기 힘든 것은 상대방이(특히 입을 다물고 있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5장의 구절의 의미를 ‘겸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이 안연顏淵은 심지어 상당히 깨어있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칫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들이지만,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서 우리들이 자주 마주치게 되는 소위 말하는 ‘꼰대’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자신이 다 안다고 생각하여 남에게 묻지 않는다. 그리고 아예 남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자신의 판단을 철썩 같이 믿고 주변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여 받아들인다. 휴..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그냥 답답하고 끝날 일이 아니라 이런 경향은 곧 ‘고립’을 의미하고 더 이상의 발전의 길을 ‘단절’시키는 것이다.

1차적으로 보이는 ‘겸손’에 더해, 조금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보이는 ‘소통’이라는 의미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특히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더 강조되는 소양, 이런 것이 진정한 ‘영리함’이고 ‘여유’이지 않을까.

9장 子曰,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

이 장의 해석은 주로 ”백성은 도리를 따르게 할 수는 있지만, 도리를 이해하게 할 수는 없다.“라고 되어있어 공자가 우민愚民사상을 이야기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었지만, 사실 어디를 찾아봐도 공자는 우민愚民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없다. 다만, 후에 위정자들이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유용하기 위해 다의적인 한자의 해석을 악용하였을 뿐이다.
현대에는 ”民可, 使由之, 不可, 使知之.“로 ”백성을 교화하고 이끌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라는 원래의 공자의 사상과 가까운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논어-제8편-4장-내용
논어-제8편-2장
논어-제8편-8장-내용
논어-제8편-8장
논어-제8편-10장-내용
논어-제8편-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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