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제7편 술이述而(책리뷰)
7편은 공자 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공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위대한 성인이나 선지자의 이야기처럼 대단할 것 같지만, 정작 내용을 들여다 보면 주로 배움과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자기 자신의 부족함, 아니 더 나아가 인간 자체가 가지는 부족함에 대해 깨닫고 그 부족함을 메워가기 위해 노력하였던 공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3장 子曰, 德之不脩,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격을 수양하지 못하는 것, 배운 것을 익히지 못하는 것, 옳은 일을 듣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나의 걱정거리이다.“
의외로 공자의 걱정거리란 이런 것이다. 공자라고 하면 이정도는 다 통달한 사람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이것들은 사람이 가지는 고유한 속성을 다스려야 하는 힘든 과정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난관 중 하나이다. 다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면, 이런 것의 중요성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인식은 했지만 노력을 안하는 사람이 있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은 인식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까지 하는 사람일 것이다.
애초에, 특히 젊은 나이일수록 자기 자신을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메타인지(Metacognition)능력 또한 타고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나 능력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왜 인간이 이렇게 만들어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흐리멍텅하게 살다가 죽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
적어도 내 인생에서 내가 무슨 감정으로 무슨 짓을 하고 사는지 라도 알기 위해서는 공자 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끔씩이라도 스스로가 어떤사람인지 알아차리기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19장 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의 도리를) 안 사람이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그것을 추구하고 있는 사람이다.“
성인의 반열에 오른 공자가 한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겸손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공자의 일대기를 보면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며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선지자', '성인'과 같은 사람들은 날 때부터 신통함을 갖고 있었지만, 공자는 출신도 생애도 그다지 신통하다라고 할 것은 없다.
다만, 자신의 모자람을 알아 끊임없이 배울 줄 알고 이것을 견지할 줄 알았기에, 타인보다 세상을 좀 더 깊게 이해하여 시대를 꿰뚫는 사상을 이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지혜(知慧), 지식(知識). 안다(知)는 것에는 몇 가지 차등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나면서부터 아는 것(生而知之)’
둘째는 ‘배워서 아는 것(學而知之)’
셋째는 ‘곤란해져서야 배우는 것(困而學知)’
넷째는 ‘곤란해져도 배우지 않는 것((困而不學)’
공자는 자신의 위치가 ‘배워서 아는 것(學而知之)’에 있다고 한다.
그러면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아마도 셋째 아니면 넷째에 있는 것 같은데... 한심할 노릇이다.
21장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간다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은 가리어 본받고, 나쁜점으로는 나 자신을 바로잡는 것이다.“
전인미답(前人未踏) 이라는 성어가 있다. 누구도 손을 대거나 가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내일은 처음 겪는 내일이고, 80세의 지혜로운 노인이라고 해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늘 다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들도 ‘처음’ 가정을 꾸렸을 것이고 ‘처음’ 부모가 되어봤을 것이다.
두 번 세 번 살아보면 오죽 좋겠냐마는 그럴 수가 없기에 난해한 것이 인생이다.
그러면 이 험난한 길에서 우리는 어떻게 더 경험의 폭을 넓히고 통찰력을 키울 수 있을까?
‘三人行, 必有我師焉’ 바로 가깝게는 주변의 사람에게서 넓게는 사례들과 역사를 통해서 경험의 폭을 넓혀 가는 것이다.
타인의 행동과 그 결과는 그냥 보고 잊혀지는 경우가 더 많지만, 공자는 말한다.
”잘 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가리지 말고 잘 활용하거라. 그게 너의 앞길에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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