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리뷰 10 - 제10편 지형(地形) : 주변과 자신을 파악하는 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전쟁에 있어서 지형이란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외부적 요인중 하나로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모으고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런데 항상 외부적 요인은 내부적 요인과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손자는 제10편에서 외부적 요인인 지형에 대한 설명에 더불어, 장수의 허물에서 비롯되어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내부적 요인을 함께 설명하고 있다.
맹자가 그의 저서《맹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늘이 내려준 때는 지리적 이익만 못하다."
우리의 삶에서 운(運)과 때라는 것이 때때로 큰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맹자의 말처럼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주변의 환경이다.
비단 전쟁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외부적 요인으로서, 자신이 처한 환경과 위치는 현상의 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공자도《논어》리인(里仁) 편에서 주변 환경을 잘 골라서 머무르는 것이 지혜라고 했고,《주역》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진흙탕에서의 기다림은 도적을 초대하는 것과 같다."
이와 일맥상통하게 지형의 유불리를 이해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를 손에 넣는 것이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손자는 설명한다
여섯 가지 지형의 종류
통형(通形) :나도 갈 수 있고, 적도 갈 수 있는 곳, 선점하여 대비한다
괘형(桂形) :가기는 쉬우나 돌아오기는 어려운 곳, 적의 방비가 삼엄한 경우 자칫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지형(支形) :나도 불리하고 적도 불리한 지형, 유인당해선 안되고 후퇴하며 반격을 노린다
애형(隘形) :좁고 막혀있는 곳, 재빠르게 입구를 점령하지 못했다면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험형(險形) :먼저 점령하였을 경우 시야를 확보하며 적을 기다리고, 적이 먼저 점령하고 있다면 섣불리 공격하지 않는다
원형(遠形) : 멀리 떨어져 있는 지형, 먼저 싸우려고 달려드는 쪽이 불리해진다
이것을 확장해서 생각해보자.
전쟁에서는 주변 환경이나 지리적 조건이 될 것이고 사업에 있어서는 입지조건이나 인프라 등이 될 것이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주변 사람들의 성향이나 문화적 특성 등이 이런 외부적 요인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외부적 요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가고 자리하지 말아해 할 곳에 자리하고 있다면, 마치 피해야 할 실패를 오히려 초대하고 마는 꼴을 면하기가 힘들 것이다.
다음으로 손자는 전쟁을 수행하는 장수의 허물에서 비롯되는 내부적 요인을 설명한다.
여섯 가지 패배 요인
주군(走軍) :형세와 강약이 대등한데도 도망가는 군대, 능력이 충분한데도 집중(활용)하지 못하는 경우
이군(弛軍) :병사들은 강하고 용감하지만 지휘관이 나약한 군대, 정신이 육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함군(陷軍) :지휘관은 강하고 용감한데 병사들이 비겁한 군대, 육채가 정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붕군(崩軍)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통제를 하지 못하는 군대, 이성적인 자기 통제를 하지 못하는 경우
난군(亂軍) :장수의 성격이 나약하고 위엄이 없어 질서 없이 혼란스러운 군대, 강단과 원칙이 없는 경우
배군(北軍) :장수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열세인 군대로 우세한 적에 맞서거나 정예부대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군대, 연구하고 학습하지 않아 판단력과 메타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원문의 패배하는 군대의 여섯 가지 조건을 간략히 설명하면서, 이것을 응용하여 개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 있어서 허물이 될만한 부분을 함께 적어보았다
손자를 비롯한 유수의 위대한 학자들은 이와 같이 여러 방면의 본질을 꿰뚫는 원리들을 제시하곤 하는데, 이런 것들이 한 가지 분야에 정통할 정도로 깊이 연구하여 원리를 찾다가 보편적으로 일맥상통하는 원리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보편적인 원리를 이미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 원리를 연구대상에 적용하여 정통할 수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귀납적 사고와 연역적 사고를 모두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며, 이 능력을 잘만 활용한다면 여러 현상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그 현상들의 공통된 원리를 찾아내는 일도, 한 가지 원리로 다른 현상들을 이해하는 일도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서를 하면서도 이러한 사고방식을 잘 활용한다면, 단순히 텍스트를 읽고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을 넘어서서 여러 저자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나와 연관된 현상들에 적용해보며, 현상에 대한 분석력과 개념화 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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