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 경쟁을 양산하지 말고 독점을 창조하라

실리콘 밸리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공저)의 책《제로 투 원》은 비즈니스•경영 분야의 필독서 중 한 권으로, 그가 사업가이자 투자자로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내어, 새로운 사업의 기획과 기업의 성공적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생각해보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이다.
도입부는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한테 동의해주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결코 어려운 질문은 아니지만, 쉽게 떠올리기도 힘들고, 떠올렸다고 해도 대답을 하면 마치 자신만 별종이 되어버릴 것만 같아 선뜻 대답하기도 힘들다.
남들이 동의해 주지 않는 것, '통념'이란 것을 깨고 나오기란 이렇게 힘들고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니체의 다음과 같은 말, “광기에 빠진 개인은 흔치 않다. 그러나 집단, 당파, 국가, 시대로 가면 광기가 곧 지배한다”라는 어록을 인용하여 집단은 종종 틀린 믿음을 가질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며, 혁신은 통념에서 자유로운 개인의 직관과 통찰력에서부터 피어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제로 투 원, 0에서 1이 되는 길, 동양식으로 말하자면 유에서 무를 창조한다는 듯 들리는 이 말은 한편으로는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0은 문자 그대로의 허무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 정체된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곧 기성의 시스템이나 산업구조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질적 성장 이후에 오는 필연적인 양적 과밀화에서부터 벗어나서 어떻게 새로운 질적 성장을 이뤄내서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을 '제로 투 원' 즉, 0에서 1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제로 투 원 中》
▪︎미래를 정확히 예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두 가지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첫째, 미래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는 점과 둘째, 그래도 미래의 뿌리는 현재의 세상일 것이라는 점이다.
▪︎수직적 진보는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 개의 타자기를 보고 100개의 타자기를 만들었다면 수평적 진보를 이룬 것이다. 한 개의 타자기를 본 다음 워드프로세서를 만들었다면 수직적 진보다.
이를테면 중국이 잘하는 이미 검증된 것을 카피하여 양산하는 행위, 또는 소위 경영계에서 말하는 '카피캣 기업'들의 행위는 수평적 진보에 속한다. 물론 이 수평적 진보 또한 적지 않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제로섬 게임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으므로 혁신적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에는 이 수평적 진보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럼 다른 쪽의 개념인 수직적 진보는 무엇일까. 이를테면 실리콘밸리나 뉴테크, IT분야에서 자주 일어나는 혁신적 진보로, 그야말로 없던 시장을 새로이 만들어 내는, 저자의 말을 빌자면 0의 시장에서 1의 시장을 만들어내는 진보이다.
반도체 시장을 예로 들자면, 뭐 애초에 진입자체도 불가능에 가까운 시장이지만, 어떻게 기술을 갖춰 더 세밀하고 정교한 반도체를 찍어낼 수 있다고 해도 이는 기존에 존재하던 n이라는 숫자가 조금 커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 뜨고 있고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메타버스나 NFT기술 같은 시장은 과거에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상상하기도 힘든 시장이었다. 이런 것들이 그야말로 제로에서 원이 창조되었다고 할 수 있는 시장이다.
(**물론 이는 비유를 위해 단순화하여 설명한 것이다. 기성의 기술분야에서도 기술융합이나 자체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생길 수가 있고, 이는 비단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 기법, 마케팅 기법 등 에서의 전략적 혁신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나는 프로그래머도 과학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디어가 철철 넘치는 발명가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혁신적인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인가.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기도 벅찬데 말이다.
불평하지 말자. 그래서 이 책이 비즈니스•경영분야의 필독도서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 피터 틸(그리고 공동저자 블래이크 매스터스)은 자신이 실제 보고 겪고 배우고 느껴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초기 단계부터 발전 단계 그리고 정착단계까지의 과정을 아우르며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발전시킬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해나갈 수 있는지에 관한 통찰력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준다.
책 자체는 얇은 편이다.
그런데 책이란 두껍다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두꺼운 책을 쓰는 것보다 이처럼 적은 분량에 많은 통찰과 가치를 꾹꾹 눌러 담은 책을 쓴다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부터, 일론 머스크와 같은 혁신 기업가 뿐만 아니라 유수의 비즈니스 저널들에서 극찬한 책이다.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이 책이 그야말로 '고전(Classic)'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책이라고 했다. 괜히 필독도서로 꼽히겠는가. 들리는 말로는 요즘 인서울 대학교의 경영학과에서는 이 책을 반드시 읽게 한단다.
Lucky! 아닌가?
분량이 약 250페이지 밖에 안되는데 이렇게 좋은 책이라니?
책 내용에 관해서는 더 설명하지 않겠다.
나머지는 직접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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