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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 에세이

by HISTATE_죠니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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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 에세이

 

약간의-거리를-둔다-표지
약간의거리를둔다-에세이-소노아야코

고백하자면, 나는 음식은 거의 가리는 것이 없지만, 독서나 영화에 있어서는 편식이 매우 심한 편이다. 약간의 변태 기질이 있는 것인지 문장이 어려운 책을 읽어내는 데서 희열을 느끼는 것도 같고, 워낙 가십거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클래식이 아니고서야 소설은 잘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나의 편식리스트의 책들이 다 좀 무겁고 쓴맛이라면, 예외적으로 조금 가벼운 맛으로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에세이이다. 에세이는 부담이 없다. 간결하고 심지어 책도 가벼워 언제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의외로 진하게 전달되는 메시지까지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하는 『약간의 거리를 둔다』라는 책은 내가 참 좋아하는 형이 추천해준 책인데, 자신이 늘 가방에 넣고 다니고 싶은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 형은 가방을 거의 들고 다니지 않지만...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약간은 어두운 성장기를 거쳐온 작가 소노 아야코(Ayako Sono)는 소설 『멀리서 온 손님』으로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하게 되는데, 자신이 겪어온 삶의 부조리를 밑거름 삼아 문학으로 풀어내며 성공적인 문학가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전체적으로 자세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지만, 책 소개에서부터 작가의 삶에 여러 번의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암시하는데, 사실 나는 이 작가가 특별히 부조리 속에서 살아서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부조리나 시련들의 크기는 남들이 판단하기에는 서로 다를 수 있을지언정, 사실 남들과 비교할 것 없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내 피부에 와닿는 이 고통이 제일 큰 것이 사실이다. 내가 지금 배탈이 나서 배가 아픈데, 다리 부러진 사람을 보고 위안을 삼고 아픔을 잊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다만, 이 작가는 이런 삶의 부조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이 세상은 결코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고, 집착하거나 시달리지 않는다. 타인의 말은 결코 나를 해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외부적인 의견에 일일이 상처받지 않는다.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집착하지않고 통풍이 될 수 있는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 매사의 결과는 내 몫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

개인적으로 “약간의 거리를 둔다”라는 제목은 ’타인과의 적정한 거리를 두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라는 표면적인 의미와 ’나와 내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을 약간의 거리를 두고 관조觀照해 본다.‘ 그리고 ’남들의 인생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온전히 나의 인생을 살아간다.‘라는 은유적 해석이 모두 가능해 보인다.

가벼우나(말 그대로 무게도 가볍다) 진한 메시지가 있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나는 밀리의 서재를 애용하는 편인데, 밀리의 서재에서 찾아봐도 있어서 나는 책 목록에 등록해놓고 다시 짜투리시간에 조금씩 읽고 있다.

약간 관심이 든다면, 서점을 찾았을 때도 좋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도 좋고 목차라도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목차만 봐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다. 아.. 책이 물론 가격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책도 매우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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