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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인문학/책리뷰] 생각한다는 착각-통념을 깨트리는 마음의 재해석

by HISTATE_죠니 202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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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책리뷰] 생각한다는 착각-통념을 깨트리는 마음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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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착각-닉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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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착각-에필로그

사람은 누구나 인지편향으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호기심이 일면서도 읽어가면 갈수록 괜한 반발심이 생기기도 하고.. 완전히 인정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 계속 드는 그런 경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경험을 참 좋아한다. 마치 헤겔의 변증법적 발전과정처럼, 발전할 수 있는 자극은 기존의 편안한 방향이 아닌 그 반대방향에 노출됨으로써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는 학자도 뭣도 아니지만, 개인의 성향으로 굳이 따지자면 관념론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정신에는 단순히 유기체의 전기신호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그 깊숙한 이면에서 일어나는 작용, 그리고 그 힘 즉, 우리가 눈으로 볼 수는 없어도 엄연히 존재하고 작용하는 어떤 비물질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계기는 아마 군 시절 처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부터일 것 같은데, 그가 말하는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무의식이 작용하여 일어나는 현상 등이 나에게는 참으로도 흥미롭게 다가왔었다.

그리고 사실 무수히 많은 학자들이 이 프로이트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탓도 있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빅터 프랭클이나 쇼펜하우어 같이 프로이트의 이론을 뒷받침하거나 보완하는 이론들을 펼치는 학자들의 이론을 읽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렇게 확증편향에 빠져들면 매우 편안하기는 하다.

그런데 이 책은 나의 편안한 편향에 도전을 해왔다. 우리가 파 해치고 정복하고자 했던 무의식과 심오한 정신작용에 대한 모든 것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고 있다.
인간의 신경 체계는 한 번에 한 가지만 인식할 수 있을 뿐이고 나머지 부분까지 이해했다고 믿는 우리의 착각은 개연성을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뇌가 저지르는 속임수라고 한다.

사람의 정신에 깊이란 없는 것이고 상당히 평면적인 것이어서, 무의식이라는 깊이 있는 요소에 의해 생각이 일어난 다기보다는, 생각이라는 것은 과거부터 쌓여온 경험의 흔적과 당시 입력된 신호가 혼합되어 1천억 개에 달하는 뉴런이 협력을 일으켜 순간적 문제에 대한 즉흥적 답을 내놓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상당히 기계론적 유물론 느낌적인 느낌의... 음... 불편한 책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매우 흥미롭다.
세상에서 성가신 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이란 억지로 해석하려 하고 의미를 만들어내기를 좋아하는 존재라서 시시각각 필요 이상으로 확대 해석하고 틀린 추측을 남발하고 걱정 근심을 만들어내기 일쑤인데, 심지어는 이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잘못 생성된 믿음에 쉽게 빠져들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갖추고 아주 조목조목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해내고 있다.
사람은 당연히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하지만 복잡하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물질이냐 정신이냐 하는 문제는 거의 영원히 진리나 명제가 도출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복잡 요원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론을 접해보며 지평을 넓혀 나가는 것 만이 이 막연한 영역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갈 수 있는 길이리라.

나만의 책 분류방식으로 하면 전형적인 '미국 책'이다 잎의 1/4쯤에 말하고자 하는 논지를 펼치고는 나머지 3/4에서는 이를 계속해서 주입하기 위해 사례들을 나열한다. 음.. 사실 내용도 좀 복잡하고 약간 지루 할 수도 있는 책이긴하다.
그래도 주제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고 그 내용도 탄탄하게 엮어 있으니, 사람의 의식과 생각의 흐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관해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좋을 만한 책인 것 같다.

특히, 초반에 문학작품의 예로 정신세계를 설명하는 부분은 아주 이해도 잘되고 인상적이었다. 꼭 읽어보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초반부와 뒤의 에필로그라도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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